‘의사로 살아온 30년, 살아갈 30년’
30여 년 전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사이자 의과대학의 교수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병원에서 환자들 진료하면서 이 사회 속에서 한눈팔지 않고 꾸준히 살아온 지금의 나를 보면서 내 속에 켜켜이 쌓여 있는 다양한 삶의 편린(片鱗)들을 새롭게 추억한다.
태어나서 대학 졸업까지가 내 인생의 예비기인 제1막이었고, 의사라는 전문인으로 사회 속에서 삶을 살아온 지금까지를 제2막이라 한다면, 이제 앞으로의 여생은 내 인생의 제3막이 될 것이다. 공교롭게도 1막과 2막이 공히 30년의 세월이었고, 요즈음의 추세대로 하늘의 은총을 받아 90까지 산다면, 앞으로 또 새로운 30년이 남아있다. 여기서 고민(?)이 생긴다. 육체적으로, 환경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대전환이 있을 제3막에서는 무엇을 하여야 하며, 무엇을 할 수 있겠으며, 그 때까지 건강은 지켜질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작정한 첫 번째가 진작 시작하였던 숙제를 서둘러 마무리하는 것이다. 이제까지 배우고 익히고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었던 많은 의학적인 내용들을 정리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책을 만든다면 환자를 직접 대면하지 않고 할 수 있는 간접진료의 한 방법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최근 실질 수명이 100세를 구가하는 장수시대가 되었으나 쓰나미처럼 급작스레 밀어 닥친 고령시대에 대책 없이 내쳐져 있는 노인들은 사회의 다양한 정책과 막대한 복지비용에도 불구하고 건강과 경제문제로 가정에서 외면당하고 집밖으로 내몰리는 어려운 분들이 급속히 늘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누구를 막론하고 본인이 건강할 때부터 좀 더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으로 노후를 준비하고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이를 대신할 수 없겠다는 것을 재삼 절감하면서, 노년의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을 위한 건강에 대한 이야기들 중에서 실질적으로 절실하게 필요한 비뇨기계 질환에 대한 상식 같은 그러나 교과서에 근거한 내용들을 정리하였으며 이에 더하여 일상 속에서 의사와 의료 제도를 이해하고 충분히 활용하는 요령들도 함께 첨부하였다.
특히 나이가 들고 몸에 문제가 생기면서 집이든, 병원이든 요양시설에서든 궁극적으로 가장 문제되고 어려운 것이 소변보는 것과 이와 관련된 위생문제이다. 그래서 관련되는 비뇨기과 질환에 대해 상식정도라도 알 수 있다면 환자나 보호자는 물론이고 관련기관이나 전공이 다른 의료인에게도 환자의 치료와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이제 이러한 것들을 모아 하나의 책으로 엮어 세상에 내 놓게 되었다. 보기에 좋고 수월하더라도 내용에 오류가 있어서는 안 되겠기에 확인을 하고 또 하였다. 그리고 의 학전문용어의 한글표현은 대한비뇨기과학회에서 발간한 용어규정과 비뇨기과학을 주로 참고하였음을 밝혀둔다. 여러 해를 준비하여 만든 것이기에 기쁨이 크다. 그러면서도 있을지 모를 오류에 대한 염려가 있고 긴장을 쉽게 놓지 못하고 있음을 고백한다.
혹시라도 미비한 부분이 있다면 여러분들의 넓으신 마음으로 혜량하여주시고 고언을 주시기를 감히 당부를 드린다.
그리고 나의 삶에서 가장 든든한 후원자이며 동반자고 멘토인 아내 임경희와 딸 자영에게 이 책과 함께 사랑을 전한다. 또한 좋은 관계로 의료현장에서 고락을 함께해준 동료의료인과 병원 식구들, 그리고 이 책이 나오도록 애써주신 군자출판사 이성재님과 관계자분들께도 감사를 드린다.
부디 미력한 이 책이 생명으로 살아 여러분들의 건강한 100세 장수와 행복한 삶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기원한다.
2017, 丁酉年, 가을 永林齋에서 김기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