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재활의학’ 세 번째 개정판을 출간하며 남다른 감회에 젖습니다.
2000년 2월 21일 당시 서울중앙병원(현, 서울아산병원) 7층 재활의학과 의국 회의실에서 소아재활에 대한 열정이 넘치셨던 재활의학과 전문의 11분이 모여 공부를 시작하였던‘ 소아재활 연구모임’이 본‘ 대한소아재활발달의학회’의 효시였으니, 겨자씨의 비유가 떠오릅니다.
대한재활의학회가 창립된 지 50년을 맞이하는 올해, 우리나라의 재활의학은 1950년 한국전쟁 후 창궐하였던 소아마비 어린이의 재활로부터 시작하였기에, 소아재활의학은 우리나라 재활의학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덧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 재활의학은 장애의 예방과 치료뿐 아니라, 진단과 인간의 삶의 질적인 개선을 도모하는 포괄적 의학으로서 놀라운 발전을 거두었습니다. 소아재활의학 또한 다양한 선천적, 후천적 장애 아동의 진단과 치료를 책임지는 재활의학 세부 전문영역으로서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 왔습니다. 일찍이 우리나라에 재활의학의 씨앗을 뿌리시고 키우신 훌륭하신 선각자 교수님들께서 평생을 바쳐 헌신해 오신 은덕을 다시 한번 기려봅니다. 본인을 재활의학, 소아재활로 이끌어 주신 은사님이시자 우리나라 재활의학의 대모이신 고 오정희 교수님을 비롯하여, 고 안용팔 교수님, 고 신정순 교수님 등 초대 원로 교수님의 헌신이 있으셨기에 오늘날 우리나라의 재활의학이 있으며, 대한소아재활의학회 초대 회장을 맡아 초석을 다져주신 고 강세윤 교수님이 계셨기에 많은 어려움을 헤치고 우리 소아재활발달의학회가 반듯이 설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첫 번째‘ 소아재활의학’을 발간하였던 2006년은‘ 대한소아재활의학회’로 출발한지 불과 1년이 경과한 해였습니다. 탄생한 빨간 빛깔의 책을 받아 들고, 기쁨과 만감이 교차하였던 당시의 기억이 새롭습니다.
소아재활 관련 서적이 국내외적으로 많지 않았을 뿐더러, 우리 글로 된 책이 없었던 당시, 한글로 된 첫 번째 교과서였던 ‘소아재활의학’은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습니다. 학회 출범 1년 만에 교과서를 발간한 유래를 찾기 어려울 뿐 아니라, 전문 서적이 첫판 1쇄 발행 후 완판되어, 1년여 만에 2쇄 발행에 들어갔던 전설을 만들기도 하였지요. 그만큼 소아재활 관련 지식과 제대로 된 서적에 대한 갈망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양적으로나 질적인 면에서 성장과 발달을 거듭해 온 우리나라 소아재활과 대한소아재활발달의학회의 발전에‘ 소아재활의학’ 교과서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기대해 봅니다.
매우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는 의학과 시대 상황과 맞물려, 소아재활의학은 진단과 치료에 있어서 새로운 기법과 의과학 영역들이 속속 도입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도도한 학문의 흐름 속에서 소아재활의학의 발전에 부응하기 위하여 2013년 개정판 발간에 이어, 이후 축적된 변화와 최신 지식들을 정리하고 보완해야 할 절실한 필요가 또 다시 대두되었습니다. 2021년 올해 8년 만에 출간하게 된 세 번째 개정판은 기존 두 번째 개정판의 골격은 유지하되 내용을 보다 심층적으로 다루고자 하였고,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여 기존 27개에서 31개로 장이 증가하였습니다. 국내외적으로 아직 정리된 내용을 찾을 수 없는, 오직 세 번째 개정판에서만 볼 수 있는 장도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용어는 대한재활의학회와 대한의사협회 용어집을 근거로 사용하였으며, 여러 용어가 혼재된 경우에는 보다 널리 사용되거나 내용상 더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용어를 선택하였고, 뇌전증, 조현병과 같이 용어집에는 아직 등재되지 않았으나 관련 전문학회에서 오랜 논의 끝에 사용을 결정한 경우에는 이를 존중하였습니다. 또한 대한재활의학회에서 2020년에 발간한‘ 재활의학’ 교과서를 존중하여 가능한 한 용어를 통일하여 사용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러나 일부 논란이 있는 용어 선정에 대해서는 학회 차원에서의 광범위한 재논의와 합의가 뒤따라야 함을 숙제로 남깁니다.집필진은 소아재활의학을 전공하시는 우리나라 최고의 지식과 경험을 갖추신 교수님들께서 참여하셨으며, 물리치료, 작업치료 영역과 영상의학, 수술치료, 소아정신과, 소아신경과 영역에서 역시 최고의 전문가들께서 집필에 동참해 주시어 전문성을 담보해 주셨습니다. 바쁘신 중에도 본 세 번째 개정판 집필에 기꺼이 참여해 주신 48분, 모든 집필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아울러 1년여 준비기간 동안 코로나 19 상황의 어려움 속에서도 동참하시어 수고해 주신 개정편찬위원회 위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특히 모든 원고들을 일일이 읽고 꼼꼼히 검수하시는 일뿐 아니라 집필진과의 협력과 연락, 출판사와의 조율 등 크고 작은 일들을 묵묵히 수행해 오신 홍보영 교수님, 김보련 교수님, 두 분 간사님께 각별한 감사를 전합니다. 초판 때부터 좋은 책이 탄생되도록 애써주신 군자출판사에도 감사드립니다. 또한 한없이 부족한 제게 초판부터 세 번째 개정판까지 집필진으로, 또한 편찬위원장이란 막중한 업무를 맡겨주신 대한소아재활발달의학회와 학회 임원진들께 송구함과 진심 어린 감사를 드립니다. 제게는 더할 수 없는 영광이요, 즐거움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장애 어린이들의 재활에 작으나마 도움이 되고, 우리나라 소아재활의 발전에 작은 초석이 되기를 소망하며, 이 땅의 모든 장애 어린이와 가족들께 이 책을 헌정합니다.
집필진을 대신하여,
2021년 5월
개정편찬위원장 성인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