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 않은 내과의사의 생활 중 환자와 대화하면서 느꼈던 그리고 꼭 한번 정리하고 싶었던 내용을 담아서, 2008년 초 '웰빙마음 (Well-being Mind)'이라는 제목으로 세상에 내놓았다. 그 책의 목적은 환자 및 보호자 그리고 그들과 매일 만나서 대화하는 의사, 간호사 및 의료관련 전문가들에게, ‘질병 및 환자의 이해’에 도움이 되는 자료의 제공이었다.
의과대학시절 진단학 첫 시간에 필자의 은사님이신 이희발교수님께서, 강의실의 넓은 칠판에 큰 글씨로 선명하게 써 놓으셨던‘Compassion’이라는 단어와 당시 그 단어의 진정한 뜻을 몰라 당황스러워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 후 의학의 여러 분야에는 오랜 기간 환자와 함께 지내면서 얻어진‘다이아몬드’처럼 귀한 말씀을 피력하신 선배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분
들의 귀한 말씀을 필자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동료 및 후학들과 두루 공유하고 싶었으나, '웰빙마음'에서 충분하게 소개하지 못했다. 이 책은 그러한 아쉬움을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결과물이며, 전체적인 흐름을 위하여 '웰빙마음'의 일부 내용도 수정 및 보완 후 첨부하였다. 책의 내용이 지극히 미흡하지만 서둘러 책의 형태를 취한 것은, 일단 기초적인 틀이라도 만들어서 추후에 혹시라도 천금 같은 기회로 얻게 될 선배 의사와 지혜로운 분의 귀한 말씀이 흩어지지 않고 영주(永住)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다.
‘친절의학’이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처음 시작한 것은, 순천향대학 천안병원 내과 전임강사 시절이었던 1994년 12월 1일‘Staff ecture’시간이었다. 그이후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환자의 진료와 치료에 관여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면서, 강의내용을 수시로 수정 및 보강하였다. 그러면서 항상 마음속으로는 강의 내용을 한 곳으로 모아 책으로 엮어 놓으면,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동료 및 후학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필자 자신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하였다. 이제 이 책이 발간되면서15년 전 받아두었던 오래된 숙제를 마침내 일단락 지을 수 있게 되었다.
환자 및 보호자가 매일 방문하는 의원 및 병원에는, 의사 이외에도 다양한 전문가들이 근무하고 있다. 간호사 및 조무사, 방사선'진단'병리 검사실의 기사, 원무과총무과시설과 등의 병원 운영 및 진료지원 담당자, 영양사조리사배식원 등의 식사 담당자, 전화교환원 및 콜센타 직원, 경비아저씨,병실 및 주차안내원 등등… 앞에서 소개한 여러 전문가들은 어떠한 형태로든지 환자 및 보호자를 만나고 대화할 기회가 너무나 많다. 질병치료의 진정한 뜻을 넓은 의미로 해석하면, 의원 및 병원의 다양한 부서에서 근무하는 모든 전문가들은 환자의 진료와 치료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그 분들에게 혹시라도 이 책이 도움이 된다면, 필자에게는 큰 기쁨이 될 것이다.
2010.10.1
인곡정사(仁谷精舍)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