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은 흔히 물질의 과학이라고 한다. 그러나 천체도 소립자도 생명도 모두 물질이므로 이 정의만으로는 천문학 (우주물리학) 소립자 물리학 또는 생물학과 화학과의 구분이 분명하지 않다. 따라서 물질 즉 자연의 구조를 한 번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자연은 거대한 (macro) 세계에서 미세한 (micro) 세계에 이르기까지 은하계 항 성(태양계) 행성 거시적인 물체 분자 원자 소립자 등의 질서정연한 (체)계가 위아래로 정렬된 것이다. 또 한 거시적인 물체 중에는 세포 조직 생물 개체 등의 계층으로 된 특수한 물질계－생명도 포함된다. 그러면 화 학이 대상으로 하는 물질은 이들 가운데 어느 계층에 속할까? 그것은 먼저 본문의 첫 머리(*1)에서도 설명하였 지만 보통 원자 이상의 수준에 한정된다. 그리고 거대 (macro) 세계에서도 다루는 계층은 다양하나 항상 원자 및 분자를 단위로 하여 물질의 상태와 운동을 생각하는 것이 화학의 기본 자세이므로 화학이란 원자와 분자의 과학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원자와 분자의 세계 자체를 전반적으로 다루는 화학이 일반화학이며 무기화합물과 유기화합물을 각각 개별적으로 (또는 서술적으로) 다루는 무기화학 및 유기화학과 더불어 화학의 중심에 자리한다. 일반화학 은 반드시 물리학의 이론을 바탕으로 하여 성립되므로 물리화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물리화학에는 크게 3 가 지 내용이 포함된다. 첫째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원자가 분자로서 결합되는 일을 주안점으로 하는 구조화학 입체화학 등이며 이들은 소립자의 세계까지 파고드는 양자화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둘째 원자나 분자가 집 합하여 거시적인 물체를 형성하는 단계를 주제로 삼는 고체화학 결정화학 용액화학 등이 물리화학 중에서 물 리적 성질을 대상으로 한다. 셋째 원자간의 결합 변화(화학 변화)를 주제로 하는 열화학 전기화학 촉매화학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 책의 Ⅰ Ⅱ 및 Ⅲ 장의 내용은 각각 물리화학의 첫째 둘째 셋째 분야에 해당된다. 개별적인 화학에는 이 외에도 착물(complex)과 동위원소를 대상으로 하는 착물화학과 방사선화학(핵화학)이 있 다. 이들은 넓은 뜻으로는 무기화학으로 분류되지만 방사선화학은 원자핵의 변화와 연관성이 높아 물리학과 밀 접한 관계가 있는 일반화학의 특성도 지닌다. 한편 유기화학으로 분류되는 고분자화학도 고분자가 일반적인 분 자와는 다른 계층을 형성하는 것으로 간주되어 일률적으로 개별적인 화학이라 할 수 없는 측면을 가지는 것으 로 보인다. 나아가서 고분자를 포함한 생명을 대상으로 하는 생화학은 생물 세계의 “일반화학”의 위치를 명확 하게 함이 옳을 것이다. 앞에서 설명한 여러 가지 화학은 이른바 화학의 기초를 구성한다. 이러한 화학의 방법 을 자연의 더 고차원적인 계층에 적용하면 해양화학 지구화학 우주화학 등 (특히 생물의 세계에서는 조직화 학 면역화학 환경화학 등)이 성립한다. 자연의 인식을 주목적으로 하는 이들 기초화학 상호간의 관계를 아래 의 그림으로 나타내었다. 화학에는 위에서 설명한 기초화학 외에 자연 인식의 결과를 이용하는 응용화학의 여러 분야가 있다. 물리화학 무기화학 및 유기화학을 바탕으로 하는 응용화학에는 유용한 물질의 화학분석 또는 제조와 화학적인 합성이 중 심이 되는데 특히 화학적인 합성을 두고 일괄적으로 공업화학이라는 이름으로 부를 때가 많다. 이와는 달리 생 화학을 기초로 하는 응용화학은 인간의 건강을 유지하고 보강하기 위한 의화학 약화학 위생화학 등과 생물적 인 생산의 증대와 개량을 목적으로 하는 농예화학 등 여러 분야로 나뉜다. 아래의 표에 구체적으로 예시하는데 앞의 그림과 함께 화학적인 방법에 의한 학문 분야가 얼마나 다양한 영역에 미치고 있는 지를 이해하게 될 것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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