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나쁜 사람이 보청기를 쓰거나 와우이식 수술을 받으면, 눈이 나쁜 사람이 안경을 쓰고 바로 잘 볼 수 있는 것처럼, 잘 듣고 말을 잘 이해한다.”
청각장애인이 꿈꾸고 청각장애인과 관련된 일에 종사하는 전문인들이 꿈꾸는 일이다. 또한 아직도 많은 청각장애 아동의 부모나 청각장애인 본인은 이런 순간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현재의 보청기나 와우이식기를 통해 이런 일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보청기나 와우이식기는 일차적으로 소리를 듣게 하는 기능을 한다. 그러나 그 소리를 듣고 무슨 소리인지 아는 과정은 단순한 기계적인 장치가 아닌 우리의 머리 속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복잡한 말소리 인식의 과정이다. 말소리를 듣고 의미를 이해하기까지는 먼저 소리의 존재를 아는 감지의 과정, 소리의 차이를 아는 변별의 과정, 어떤 소리인지를 아는 확인의 과정, 그리고 자신의 어휘목록과 비교하여 의미를 이해하는 이해의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 중 보청기나 와우이식기는 일차적으로 소리의 감지에 도움을 준다. 그러므로 보청기나 와우 이식기를 처음 사용하는 사람은 소리가 있다는 것은 감지하면서도 무슨 소리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
본 교재는 청각장애인이 말소리를 듣고 인식하여 이해하는 과정을 돕기 위한 듣기연습용 자료이다. 듣기연습은 특히 와우이식 수술 후의 성취도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와우이식을 받은 사람이 수술 후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본 교재는 일차적으로 청능재활을 담당하는 전문인이 청능재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에 사용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지리적인 요인이나 기타 다른 이유로 전문가를 찾아 도움을 받는 것이 어려운 사람은 가족의 도움아래에서 본 교재를 이용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선별검사와 전체적인 듣기연습의 진행과정은 전문가의 지도를 받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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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개정판에서는 2002년 발간된 1판을 직접 사용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의 요구에 맞추어 듣기연습 3과 4를 보완하였다. 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연습과제를 시행한 결과, 와우이식을 받았어도 소리를 충분히 듣지 못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3단계 <말소리의 확인> 과제에서 4단계 <말소리의 이해> 과제로 넘어가는 데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런 분들을 위해 개정판에서는 3단계의 연습과제 양을 늘려서 충분한 연습이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개정판의 또 다른 특징은 4단계의 <말소리 이해> 과제를 보강한 것이다. 이것은 와우이식을 받은후의 듣기 능력이 확인 단계를 지나 이해 단계에 이르는 사람들의 수가 많아졌으며, 이들은보다 복잡하고 다양한 이해과제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1판의 출간에는 당시 연세대학교 대학원 언어병리학과 학생 김수련, 황주희의 도움을 받았고, 2판에서는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언어병리학 전공의 김유빈, 유진, 이희용, 최소정, 조아라 학생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 도움을 준 학생들과 나사렛언어청각센터의 이미라실장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011. 6.
윤미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