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행동증상은 인지기능의 장애와 함께 치매의 가장 중요한 증상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이 치매 전체의 70%의 원인이 되지만 치매는 100여 가지 질환에 의해서 나타납니다. 따라서 치매의 원인질환에 따라, 같은 질환이라도 그 시기에 따라, 또 각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각 환자와 보호자가 처한 현재 상황에 따라 신경행동증상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이상행동과 심리증상 등 나타나는 증상이 다양하고 증상의 발생과 소멸을 쉽게 예측할 수 없으며, 증상을 계량화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인지기능장애에 비해 아직 연구가 미흡한 분야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인지기능장애보다 환자나 보호자에게 더 큰 심리적 부담과 경제적 부담을 주는 증상일 뿐 아니라 의사와 간호사를 포함한 모든 의료인에게도 치료나 조절이 쉽지 않아 진료에 많은 어려움을 주는 증상들입니다.
치매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신경행동증상은 매우 다양하고 그 원인과 치료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아 치료에 대한 지침이나 약물 선정에 대한 원칙이 아직 정립되고 있지 않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 경험에 의존하여 서로 주고받는 정보를 기본으로 하여 나름대로 치료 원칙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으나 충분한 연구가 뒷받침되고 있지 않아 그 내용의 신뢰성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치매 환자에서 나타나는 신경행동증상의 치료 원칙은 evidence based medicine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experience based medicine에 의한 부분이 훨씬 많습니다. 이렇듯 신경행동증상에 대한 연구가 미비한 이유는 여러 가지이나, 기본적으로 각 증상에 대한 분류와 정의, 용어의 사용 등이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은 것이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환자에게서 관찰되는 증상을 다른 질환에서 보이던 경우에 빗대어 이름을 붙여놓아 증상의 병태생리학적 기전과는 다른 명칭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고, 증상의 정의가 모호하여 여러 가지 증상이 혼동되어 같은 용어로 지칭되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본 책자의 가장 기본적인 목적은 이러한 치매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신경행동증상을 이제라도 그 원인에 따른 체계적인 분류를 하고, 용어를 확립하여 새로운 연구의 시작을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이 분야에 종사하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같은 용어로 서로 쉽게 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우선을 두고 있습니다. 각 증상이 제대로 분류되고 증상을 나타내는 이름으로 적절한 용어가 선택되어 사용되어야, 그 원인과 치료 방법을 찾고자 하는 연구가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한치매학회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치매 질환들의 신경행동증상에 대한 진료, 교육, 그리고 연구의 목적으로 이 책자를 발간하고자 합니다.
연구와 진료를 위해서는 많은 종류의 신경행동증상을 원인과 양상에 따라 신경과학적으로 분류하고, 적절한 용어를 사용하여 이름을 붙이는 것이 첫 번째로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증상을 정의하여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서로 대화하고 토론하는데 용이하도록 하고자 하였습니다. 두 번째로는 각 증상의 현재까지 연구된 내용을 정리하고 각 전문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합의된 대처 방안을 기술하였습니다. 이는 미흡하나마 새로운 시작이고, 앞으로의 발전의 첫 발걸음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 책자가 치매의 신경행동증상의 진료, 교육, 연구의 새로운 시작이 되어 많은 발전을 이루고, 이로 인해 환자와 보호자의 부담을 덜고, 질병의 정복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 책자를 만들기까지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대한치매학회 여러분에게 감사드리며, 향후 이 책자를 시작점으로 그들이 진행할 진료, 교육과 연구에 미리 감사와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습니다.
편집위원장 김 상 윤
집필진
편찬위원장 김상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총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