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 : Soul of Remedies
오랫동안 나는 약에 관한 책을 집필하는데 주저하였다. 왜냐하면 그런 작업에 내재한 위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위험성은, 독자가 특히 초보자라면, 이러한 약의 그림(remedy picture:藥象)에 고착되어서, 모든 약의 범위는 어떤 한 개인이 알고 있거나 기술하는 것보다 훨씬 광대하다는 점을 망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런 그림들은 단지 하나의 해석, 하나의 견해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면 자신이 마치 전체를 본 것처럼 잘못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생(live) 교육 현장에서는 의사소통이 완전하지 않더라도 그것을 바로 잡는 일이 쉽지만, 출판되었을 때에는 바로잡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위험성은 독자의 약물학(materia medica)이 여기에 기술한, 제한된 수의 약들로 좁혀지는 것인데, 모든 환자를 이 그림들 중 하나에 끼워 맞추려는 경향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숙한 치료자들은 레퍼토리나 더욱 완전한 약물학 문헌을 대상으로 선입견 없는 탐색(unprejudiced search)을 하지 못하게 되어 최선의 처방을 할 수 없게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2-3년 동안, 내가 집필한 책인 “The Spirit of Homoeopathy"와 "The Substance of Homoeopathy"가 어느 정도 대중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이 책들은 동종요법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내가 생각하는 방향을 소개하기 위한 것으로 결코 약물학 교과서도 아니고, 그럴 의도로 집필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책들에서 설명한 다양한 약들에 대한 개념이 임상에서 유용하다는 것을 안 일부 독자들은, 약을 색인에서 찾아 책의 여러 곳을 들추어 보아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이를 임상에 활용하게 되었다. 그들 중 상당수는 찾아보기 쉽게 자료를 재구성하려고 시도하였고, 몇몇은 거의 출판단계까지 가기도 하였다. 그들 중 몇 개를 살펴보았더니 터무니없는 오류들이 많이 눈에 띠었고, 이는 상당히 잘못된 견해를 전달할 수 있고, 내 자신의 견해라고 잘못되게 주장될 수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즈음 내 자신의 경험을 전하기 위해, 나 자신의 방식으로 책을 쓰는 것도 괜찮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 여기에 소개된 자료들은 내가 임상에서 관찰하거나 확인한 것들이다. 내가 확신하는 자료들인 것이다. 내가 경험하지 못했거나 알지 못하는 약들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나는 약의 가장 깊숙한 감정(innermost feeling) 또는 기본망상(basic delusion)을 전하고자 하였는데, 아울러 이를 상황(situation), 약원(藥源, source), 마이아즘(miasm), 계(kingdom)와 연결하여 기술하였다. 인용된 항목(rubrics)과 신체증상(physical symptoms)들은 내가 반복해서 관찰한 것들로, 내가 처방한 약을 확인하는데 종종 사용하는 것들이다. 이러한 개념들은 실제 임상에서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되었고, 이를 동업에 종사하는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서 이 책을 저술하게 된 것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 책에 실린 자료는 이미 출간된 나의 책들에서 찾을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더욱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가장 흔히 있는 오해는, 내가 지적 정서적 증상(mental and emotional symptoms)은 강조하고 신체증상(physical symptoms)을 배제한다는 점에 대한 것이다. 거듭 말하건대 이것은 오해이다. 내가 종종 지적/정서적 상태(mental/emotional state)만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그것은 지적/정서적 상태를 이해하는 것이 환자나 약에 대한 상당한 통찰력(insight)을 필요로 하고 신체증상을 살피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임상에서, 나는 신체증상을, 병변(pathology)의 의미를, 양식(modalities)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들은 약의 그것들과 반드시 부합되어야 한다. 정신 상태에 대한 막연한 인상으로 처방을 하면 반드시 실패한다. 그런 접근방식은 위험한 것이고, 결코 내가 추구하거나 권하는 것이 아니다.
이 책에서 다룬 개념들은 결코 피상적인 것이 아니다; 단순한 요령이 아니다. 약의 가장 깊숙한 감정들을 끌어내고자 하였다. 환자에게서 이를 발견하려면, 환자의 망상, 꿈, 취미 등을 깊이 탐구하는 예술적인 증례 채취(artistic case-taking)를 해야만 한다. 겉에 드러난 것은 실제 속에 있는 것과 아주 다를 수 있다. 내가 경험한 한 환자의 예를 들면, 겉으로 드러난 것은 무대공포(stage fright)였다. 그러나, 그러한 상황에서 환자의 반응은 엄청난 공황과 공포였고, 마치 그가 곧 살해당할 것 같이 느끼고 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약에 관련된 수많은 증상들을 함께 엮을 수 있는 연결(connection)을 파악함으로써 약을 이해한다; 기본 망상, 약원, 계, 마이아즘, 증상 들 - 모든 것은, 우리가 약을 진실로 이해하려 한다면, 하나인 전체(single whole)의 여러 측면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연결을 탐색하여 밝히고자 시도하였다는 점에서 나의 약물학이 기타 약물학과 구별될 것이다. 예를 들면 Sepia에서 "연결고리(connection link)”는 ‘자신의 의도에 반하여 뭔가 하기를 강요받는(she is forced to do something against her intention)’ 감정이라고 나는 믿는다. 이것을 나는 임상에서 거듭해서 확인하고 또 확인하였는데 - 단순한 학설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은 나, 라잔(Rajan)의 경험일 뿐 반드시 최종결론은 아니라는 것을 독자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제시한 마이아즘에 대한 이해도 역시 비슷하다. 예를 들면 임질(sycosis)의 주제는 "고착된(fixed)” 것으로 전통적인 것과 다르다. 이는 나 자신의 견해로, 다른 사람의 견해는 충분히 다를 수 있을 것이다. 마이아즘에 대한 나의 견해에 대한 완전한 논의는 “The Substance of Homoeopathy"에 있으므로 여기서는 다루지 않겠다. 많은 사례에서 약의 “상황(situation)”을 논의에서 기술하였는데 여기서 약의 상황은 반드시 환자의 실제상황(actual situation)이 아니라는 점을 언급하고자 한다; 이것은 오히려 그가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처했다고 인식한 상황(perceived situation)이다. 따라서 내가 Magnesium을 고아(orphan)라고 부를 때, 고아의 의미는 환자가, 부모는 살아 계시더라도 자신을 고아인 것처럼 느낀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현실인식(perception of reality)에 따라서 상황을 만든다. 예를 들면, Magnesium muriaticum은 친구들이 자신을 배신할 것으로 느끼기에 사람들을 회피한다. 이렇게 되면 친구가 없는 느낌이 한층 더 강화될 뿐이다.
다시 되풀이해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훌륭한 동종요법 치료자는 환자를 어떤 특정한 약에 끼워 맞추고자 하지 않고, 우선 환자를 명확하게 이해하고자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다음, 레퍼토리화(repertorization), 가능성 있는 약들에 관한 다양한 약물학 문헌 조사, 그 약들에 대한 다른 동종요법 의사들의 경험을 살펴서 적합한 약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심중에 둔 약에서 사례와 맞는 부분을 확인하기보다 무엇이 맞지 않는지 알아야 하고, 자신의 처방에 대해서 계속 의심해야 한다. 처방의 기술을 향상시키려면, 의사는 맞지 않는 점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하고,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경향을 이겨 내어야 한다. 이렇게 실천한다면, 그는 비슷하게 보이지만 감별해야할 다른 약을 고려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실천하려고 하는 것이다. 나와 똑같이 한다면, 덜 알려진 약들의 그림을 개발하여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책은 “The Spirit of Homoeopathy"와 ”The Substance of Homoeopathy"를 읽은 이들을 위한 것이다. 왜냐하면 이 책들에서 오르가논(the Organon)과 약물학에 대한 나의 견해를 충분히 피력해 놓았기 때문이다. 증례채취, 계, 마이아즘에 따른 약의 분류 같은 나의 견해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이 책은 그다지 유익하지 못할 것이다. 이 책은 이전 작업을 대치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 작업에 대한 부록으로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기본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채 이 책을 이용하고자 하는 독자들은, 나침반이 없는 것과 같아서 쉽게 길을 잃을지도 모른다.
끝으로 이 책은 수많은 동종요법 의사들 중 한 사람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였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거듭해서 말하고 싶다. 최종결론이 아니라 “도중의 기록”(notes along the way)인 것이다. 이런 식으로 이용하는 것이 이 책을 값지게 만들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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