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은 모든 의료의 영역이 세분화 되면서 전문화되고 있습니다.
내과는 물론 이거니와 외과도 내분비, 위, 대장, 혈관, 간담도 등으로 나뉜 지 오래고, 각 분야별로 세부전문의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대학병원, 종합병원만 벗어나면 그런 것과는 정반대의 흐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무차별 의대 증설로 한해 배출되는 의사 수가 급증하고 있는 지금, 개원가나 봉직의들의 분야에서는 전문 영역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술기나 진료에 대해서는 너도나도 자신의 전공을 막론하고 서로 하려 합니다. 예를 들어 하지정맥류 수술의 경우, 과거엔 외과에서 주로 시행되었지만, 지금은 흉부외과, 성형외과, 피부과 등에서도 행해집니다.
저는 외과 수련을 마치고 공중보건의사 생활을 하고, 또다시 대장항문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에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같이 근무를 시작하였던 선생님께서 외과 전문의지만, 병원에서 내시경을 배운 후에 아주 진로를 변경하셔서 내과 병원에서 내시경검사를 주로 하시고 있습니다. 그분을 보고 나서, 오늘날 의료 환경에 대한 자각이 생겨났습니다. 물론 제가 오랫동안 배워온 전문분야를 꼭 고집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도 처음으로 해보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배워온 전문적인 지식도 소중하지만, 막상 현실세계의 의료환경으로 진출하게 되면 그동안 배운 것은 그렇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완벽히 새롭게 배워야 하는 경우도 생기게 됩니다. 솔직히 이런 수련 형태는 비효율적이고 현실적인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하지만 누구나 그런 부조리함을 알면서도 부조리한 행태는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저는 위내시경, 대장내시경, 복부 초음파, 갑상선 및 전립선 초음파, 그리고 척추마취, 항문질환에 대해서 배우고 익히고 있습니다. 특히, 초음파와 내시경을 하게 되면서 실제 진료를 보면서, 저 스스로 진찰한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서 많은 도움을 얻고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의과대학 수업시간에 연로하신 선배들의 영웅담 같은 이야길 들어보면, 과거에는 청진기만으로 모든 진단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과학 문명이 발단한 지금에는, 청진기만 갖고 고집스럽게 진찰을 할 것이 아니라, 임상의가 직접 복부 초음파와 내시경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러한 검사들이 의사로서의 보람을 느끼게도 해주지만, 수익적인 측면에서도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진로나 안정적인 의사생활을 고민하는 일반의, 수련의, 전문의, 그리고 일반의를 생각하는 의대생들이 용기를 내어서 내시경, 초음파, 척추마취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정리하여 보았습니다.
이 책은 일본 서적을 번역한 책들처럼, 내용은 좋지만, 국내 실정과는 조금 괴리가 있는 문제, 그리고 너무 교과서적인 구조화된 지식전달에만 치중한 책들과는 달리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이 책은 실제적인 접근과 노하우를 알려주고, 여러분이 실제로 시작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입문서, 메뉴얼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시작한 후에 좀 더 깊이 있는 지식을 원하시는 경우에는 각 분야별로 출간된 좋은 책들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아무쪼록 이 책을 읽는 모든 분이 의업에 보람을 느낄 수 있고, 더 나은 수익을 창출하거나 취직 시에 유리한 기회가 생기길 기원합니다.
2013
윤지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