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췌장암은 예후가 매우 불량한 췌관에서 발생하는 췌관샘암종에서부터 수술적 절제로 치료 가능하며, 예후가 비교적 좋은 낭성종양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발생한다. 특히 영상진단법의 발전과 건강검진의 보편화로 췌장의 낭성종양이 자주 발견되어, 근래에는 췌장의 다양한 종양이 진단되고, 이해가 많이 되어 있는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췌장암이라고 하면 예후가 불량한 췌관샘암종을 의미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췌장암의 발생빈도는 2002년도에 남자의 경우 9위, 여자의 경우 10위였으며, 5년 생존율은 7.7%로 다른 소화기계 암에 비해 예후가 매우 불량한데, 그 이유는 약 15-20% 정도만이 진단 당시 근치적 절제술을 목적으로 한 개복술의 대상이 되고, 이중의 반 수 미만에서만이 실제적인 근치적 절제술이 가능하다. 그나마 근치적 절제술을 받은 환자에서도 재발이 잦아 대부분의 환자들은 수술 후 2-3년 이내에 사망하게 되어 5년 생존율은 10-24%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전체 췌장암을 진단받은 환자의 1-2% 정도의 극히 일부분의 환자에서만 진정한 의미의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근치적 절제술을 받을 수 없는 환자들 경우에서는 현재까지 췌장암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통증 완화 치료와 황달을 없애주는 내시경적 치료 등 보존적인 치료에 중점을 두어왔다.
하지만 최근 분자-세포생물학의 비약적인 발전에 힘입어 췌장암의 분자-세포 생물학적 특성 및 기전을 밝혀 내는데 커다란 발전을 보여 왔고, 이에 따라 생물학적 특성 및 기전에 바탕을 둔 새로운 치료 방법이 개발되고 있는데, 즉 'rational therapy' 내지는 'target therapy'나, 정상과 구분되게 악성에서 표현되는 항원에 대한 면역반응을 이용하는 면역 치료 등은 최근 이목이 집중되는 줄기 세포 연구의 발전과 발 맞춰 현재까지 제시된 항암 화학 요법의 한계를 극복하여 '치유' 라는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췌장암의 예후를 향상 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췌장암의 조기진단이 필수적인데, 아직 조기췌장암의 진단을 위한 확실한 방법이 없으나, 향후 췌장암 발생의 고위험군 환자를 선정하고, 이를 진단하기 위한 췌장암 표지자 등의 선별검사 방법을 확립해야 할것으로 생각하며, 또한 역학적 연구로 췌장암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이 조속한 시일 내에 확립되어, 발생도 줄이고, 조기진단이 가능하며,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항암화학요법 및 방사선 치료 등의 복합치료로 췌장암이 정복될 수 있는 시기가 빨리 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 책은 췌장암의 역학, 병인, 분자생물학적 특성, 병리, 병기, 진단, 치료, 조기췌장암, 췌관내 점액성 유두종양, 낭성종양, 내분비종양과 췌장암의 향후 전망 등으로, 췌장암의 전반적인 주제를 다루었다. 책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였으나, 부족한 점이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끝으로 바쁘신 중에도 원고를 작성해 주신 집필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2006년 4월
초청편집인 정 재 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