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유난히 음독이 많습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전 세계적으로도 이런 예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반면에 그 많은 음독 환자들에 대한 진료와 교육은 아직 적절하지 못하며,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처음 이 책을 계획할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우선 의료 현장에서 중독 환자를 직접 진료하는 의료인들이 즉시 참고하여 진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실용적인 책을 만드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고, 그 다음으로 의학을 공부하는 의학도들에게는 공부하기 위한 적절한 참고 서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책은 국내의 다른 중독 관련 서적과 달리 의학부 학생들을 위하여 [총론]을 중요시 하여 높은 비중을 두고 기술하였고, [농약], [처방약물], [비처방약물], [남용 물질], [화학물질], [자연독] 등으로 분류하여 기술하였습니다. 총론을 제외하고 각 장에는 처음에 간략하게 임상 증상 및 치료에 관한 중요한 요점을 기술하였습니다. 본문에는 독성약동학(toxicokinetics), 독성의 작용 기전, 임상 양상, 검사 소견, 치료 순으로 각 물질에 관하여 설명하였습니다. 각각의 해당 물질에 관하여 참고가 가능한 모든 최신 자료를 찾는 노력을 기울였고, 최근 경향 및 치료를 반영하기 위해 최근의 논문도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중독 치료 및 해독제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이견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다양한 치료 방법을 모두 기술하려고 노력했으며, 이들에 관한 선택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 놓았습니다. 각 장의 마지막 부분에 인용한 자료들을 나열하여 독자들이 좀 더 정확하고 많은 지식을 습득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은 자료가 많이 부족한 농약 및 자연독에 관하여 상세히 기술한 것입니다. 농약은 성분명과 함께 상품명을 병기하였으므로 상품명만으로도 성분명을 알 수 있게 하여, 임상 의사들로 하여금 진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각 장의 첫 장에 정리되어 있는 임상 증상 및 치료는 해당하는 약물 혹은 물질의 중독 시에 좀 더 쉽게 그리고 즉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생각지 않은 함정` 및 총론의 `요약` 부분은 중독 환자의 치료에 있어서 간과하거나 놓칠 수 있는 부분을 다시 한번 짚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마지막 부분에 해독제를 위한 지면을 따로 할애하여 정보를 더욱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의학용어는 웹사이트 KMLE 의학 검색 엔진(www.kmle.co.kr)을 참조하여 표기하였으며, `toxicokinetics`와 같이 아직까지 의학용어의 한글화 되지 않은 용어는 임의대로 해석하여 표기하도록 하였습니다.
초판이라 부족한 점이 많겠지만 임상의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작업하여, 이제 결실을 맺을 시기인 것 같습니다. 언제라도 본 책에 관하여 궁금한 점이나 치료에 관한 다른 의견을 보내주시면, 더 나은 다음 판을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궁극적인 목적은 독성학에 관한 좋은 책을 만들어 내는 것이기에 다양한 의견 개진 및 참여를 기다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중독 환자를 치료하는 임상 의사들에게 의미 있는 디딤돌이 되길 빌며, 의학도들에게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