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 : Honetan, Nikutan, Noutan, Zoutan
역자서문
작년 초 “어원으로 배우는 해부학 영어단어집” 제1권 “골단”의 감수를 맡아 이 시리즈와 인연을 맺었고, 드디어 4권 “장단”에 이어 3권 “뇌단”의 번역서를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두 권의 번역을 맡아 주말도 휴일도 없이 작업한 결과물을 곧 독자들 앞에 선보일 것을 생각하니 무척이나 기쁘고 마음이 설렙니다. 원서의 시리즈 순서와는 달리, 우리나라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의 교육과정에 출간 시기를 맞춰 신경해부학과 관련이 많은 3권 “뇌단”을 가장 늦게 내놓게 되었습니다.
1∼3권과는 달리 4권 “뇌단”은 심오하고 방대한 언어의 연결고리를 탐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경해부학/신경과학 분야의 선구자들과 그분들의 뛰어난 업적을 소개하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신경해부학 용어는 해부학의 다른 분야에 비해 여러 용어가 통일성없이 혼용되고 있는데다가, 인명어도 많이 쓰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신경해부학 교과서나 강의를 통해 익히 들었던 Golgi, Cajal, Forel, Cushing, Sylvius, Rolando, Penfield, Willis,Purkinje 등 여러 학자들의 이력과 업적 그리고 생각지 못했던 에피소드들을 접하고 나면 아마도 이분들에 대한 존경심이 더욱 크게 느껴질 것입니다.
신경해부학은 그 학문적 가치와 다른 임상의학 과목과의 연계성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과목이지만, 우리나라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교육과정의 특성상 해부학, 생화학, 생리학, 병리학, 약리학 등 큰 규모의 과목들에 치여 학생들에게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암기 위주로 공부하는 해부학의 한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신경계통의 이곳저곳이 서로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고 여러 신경회로의 상호관계를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꽤나 어렵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신경계통의 주요 부위별로 중요한 용어들을 간추려 정리해 놓았고, 각 용어마다 간결한 설명이 붙어 있어서 어지러운 머릿속을 깔끔히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부디 이 책이 신경해부학을 공부하는 많은 학생들에게 유익한 교재가 되고, 신경해부학에 대한 흥미를 유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이 책의 번역을 진행하는 동안 여러 모로 격려해 주신 주위의 동료 교수님들과, 졸속한 원고를 꼼꼼하게 교정해준 차 의과학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김지혜·오윤정·이선이 학생, 바쁜 와중에도 부록의 신경전달물질 관련 내용을 수정·보완해 주신 차 의과학대학교 약리학교실 이진우 교수, 그리고 책의 편집과 인쇄를 위해 애쓰신 군자출판사 임직원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혹시라도 책의 내용이나 번역에 문제가 발견되거든, 주저없이 제게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개정판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2009년 3월
윤 호
차 의과학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해부학교실
ho@cha.ac.kr
저자서문
중학교 1학년 때, 나는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뇌 관련 책들을 이것저것 탐독했었다.
가장 맘에 들었던 책은 時実利彦씨가 쓴 『눈으로 본 뇌의 구조와 기능』이었다. 너무나도 맘에 들었던지라 그 책에 묘사되어 있던 뇌의 가쪽면, 바닥면, 시상단면(「시상」이 무슨 뜻인지 그때부터 궁금했었다), 수평단면 등을 따라 그리고, 그 위에 트레이싱페이퍼를 겹쳐 놓고 일본어와 영어 명칭을 적어 넣곤 했었다. 이제야 생각해보면, 지금 이 책을 만드는 것과 거의 똑같은 일을 중학교 1학년 때 했었던 셈이다(그때 그렸던 그림들이 이 책의 그림보다 더 사실적이었던 것 같다). 사람은 뇌가 유연한 시기에 두뇌 개발에 필요한 여러 가지 자극에 노출되어야만 한다. 좋은 책과의 만남이 인생을 좌우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중·고등학생들이 이 책을 한 번씩 읽어보면 좋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 덕분에 의학에 관심을 갖게 되어도 좋고, 단어 사이의 연결관계를 보고 언어학에 흥미를 갖게 돼도 좋다. 마음 가는 대로 여기저기 들춰보고, 뇌·신경과 관련된 언어의 세계를 맛봐 주기만 해도 좋을 것 같다(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라면 마음 가는 대로 아무렇게나 봐서는 안되겠지만…).
당시 그렇게까지 뇌에 대해서 흥미를 가졌던 이유는 「의식」의 존재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왜 자아의식이 존재하는가? 눈을 통해 뇌로 들어온 자극이 어떻게 해서 영상으로 인식되는가? 시각, 청각, 미각 모두 신경세포를 통해 전해지는 전기·화학적 흥분에 불과한데, 어떻게 각각 다른 감각, 맛, 소리로 인식되는가? 이런 것들을 알기 위해서는, 일단 뇌의 구조에 대해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실제로, 각종 책을 통해서 흥미로운 뇌의 세계를 접하고 여러 가지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Penfield(뇌 수술 시 대뇌겉질 여러 곳에 전기자극을 가하여, 겉질의 기능영역을 밝힌 신경과학자)의 『뇌와 마음의 정체』도 흥미있는 책이었다. 머나먼 우주를 대상으로 하는 천문학과 달리 뇌는 아주 가까운 곳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실체에 접근하기가 어려워 새로운 연구방법의 개발과 실험 아이디어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이것이 뇌 기능을 밝히는 실마리가 된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었다. 그로부터 십수 년이 흘러 수많은 뇌과학 지식들이 밝혀졌지만, 아직도 의식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부분이 많다. 앞으로 뇌과학이 더욱 발전하면 이런 것들도 다 밝혀지리라 기대해본다.
여러 문헌들을 읽으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아무리 좋은 그림과 사진을 들여다봐도 뇌 속의 구조들을 입체적으로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시험삼아 뇌의 시상단면, 수평단면, 관상단면을 마분지에 실물 크기로 그리고 오려내 자작 종이모형을 만들기도 했었는데, 입체구조가 이해될 만큼 잘 만들어지지가 않았다.
한참 뒤 건축 관련 일을 하던 시절, 건축 모형 제작을 위해 대지의 등고선 모양대로 스티로폼 판을 오리다가 불현듯 뇌 모형을 만들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대지의 높낮이를 정확히 재현하는 방법을 이용하여 뇌 모형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것이었다. 당장 5 mm 간격으로 뇌 수평단면 사진을 복사하여 스티로폼 판에 풀칠해 붙인 다음, 그 모양대로(바닥핵, 둘레계통 등의 구조도 모두) 오려내 차곡차곡 쌓아 올리고(나중에 열어볼 수 있도록 일부만 접착했다), 마지막으로 계단처럼 턱이 진 곳을 갈아내고 색을 입혔다. 다 만들고 나니, 각 단면에서 단편적으로밖에 볼 수 없었던 바닥핵과 둘레계통의 구조가 입체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이 모형을 완성했을 때의 감격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고, 「꼬리핵이 이렇게 생겼구나!」하면서 한참을 바라봤던 기억이 난다. 인체 모형 제조사에서 뇌 모형을 시판하고 있지만, 완제품을 구입하기 보다는 스스로 모형을 만들어보는 것이 이해가 잘 되고 기억에도 많이 남는다. 아직도 내가 만든 모형처럼 해마, 꼬리핵, 창백핵, 조가비핵 같은 구조들을 떼어낼 수 있는 시판 모형은 없는 것 같다(내가 못 본 건지도 모르지만). 뇌의 내부 구조까지 상세히 표현한 학습용 프라모델 (플라스틱으로 만든 조립식 모형)을 만들어서 싼 값에 팔면, 의대생 들의 학습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프라모델 제조사 중 이 기획에 관심이 있어서, 공동개발을 하고자 하는 업체가 있으면 연락을 주시기 바란다.
뇌·신경 분야와 관련된 해부학용어의 수는 매우 많지만, 이 책에는 그중에서 중요한 것들만 추려서 수록했다. 그다지 중요한 용어는 아니지만, 어원적으로 재미있는 것들도 함께 실었다. 신경과학 분야에서는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새로운 용어가 계속 생겨나고있다. 이 책을 완전히 다시 써야할 사태가 벌어질 만큼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이 책은 깊고도 넓은 신경과학의 극히 일부분만을 담고 있고 교과서처럼조직적인 설명도 없으며, 어찌 보면 교과서 구석구석에 서술되어 있는 단편 지식을 집대성한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책을 재미있게 읽으면서 신경과학 용어에 흥미를 느끼고, 언어에 대한 지식을 풍성하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장단 + 골단 + 뇌단 + 육단(어원으로배우는해부학영어단어집)
▶ 세트구입을 원하시면 클릭
구분 | 13시 이전 | 13시 이후 |
---|---|---|
군자도서 | 당일출고 | 1일 추가 |
타사도서 | 1일 ~ 2일 추가 | 2일 ~ 3일 추가 |
고객님께서 급히 필요하신 상품은 별도로 나누어 주문하시면 수령시간이 절약됩니다.
국내에서 재고를 보유한 업체가 없는 경우 해외주문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이 경우 4~5주 안에 공급이 가능하며 현지 출판사 사정에 따라 구입이 어려운 경우 2~3주 안에 공지해 드립니다.
# 재고 유무는 주문 전 사이트 상에서 배송 안내 문구로 구분 가능하며, 필요에 따라 전화 문의 주시면 거래처를 통해 다시 한번 국내재고를 확인해 드립니다.
전자상거래에 의한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에 의거 반품 가능 기간내에는 반품을 요청하실 수 있습니다.
(10881)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338 (서패동 474-1) 군자출판사빌딩 4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