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한 문화 내 그 어떤 집단도 우리의 아이들만큼이나 가깝고도 먼 집단은 없을 것이다. 한 때 우리 스스로가 아동이었던 점에서 우리는 이들과 애착 관계를 공유한다. 우리는 어김없이 지나가는 연령의 변화를 경험했다. 우리도 한 때는 아이였기 때문에 우리는 아이들을 잘 알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아이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듯 하다. 아이들은 우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만, 이야기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하다. 이들은 재빠른 표정 관리의 대가가 되어 자신을 드러내는데 꽤 능숙해 진다 (Fine 1981). 아이들은 보통 자신이 수행할 집단을 여러 개 가지고 있어서 어떤 집단에게는 허용되는 것이 다른 집단에게는 과도하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아이들이 어른들로부터 자신의 행동을 은폐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 어른들은 이 아이들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하게 될 것이고, 심지어는 동의할 수 없는 그러한 행동들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순진하게 믿을 수도 있다. 비록 우리가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교감하며 지낸다 해도 우리는 그들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다. 심지어 우리는 아이들이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을 파악하고 싶은 욕구가 없거나 이해하는 능력조차 없을 수 있다. 우리는 “성장”한 사람으로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우리의 세계관을 통해서 전개하려고 한다. 즉 우리는 “어른 중심적인”(Goode, 1986) 이해의 본질에 구속되어 있다.
이러한 사실로 인해 아동 문화를 더 잘 알기 위한 관찰과 심층 연구가 필요하다. 전통적인 부족 문화와 같이 집단과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을 경우, 우리는 우리 문화와의 거리를 더욱 크게 인식하고 그 차이도 보다 쉽게 인식할 수 있다. 또한 그들이 가진 관점의 중요성을 더 잘 평가하려고 한다. 그러나 아동을 연구할 경우, 우리는 흔히 “우리”의 세계관이 (비록 우리가 아이들보다 더 지식이 많고 세련되었다고 해도) 바로 아동들의 관점일 것이라고 가정한다. 이와 같은 시각을 갖게 되면 우리는 아동 문화의 발자취를 따라갈 수 없게 된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질적 연구의 어려움은 물리적 가까움과 동시에 사회적 거리감이 결합되어 상정되는 문제에서 비롯된다. 학자들 사이에는 어른으로서 아동의 세계로 접근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에 관해 서로 동의하지 않는 한편 (Waksler, 1986), 이 두 가지 사회적 범주에 대한 가정과 가치도 확연히 다르다.
이 책을 통하여, 우리는 아동 문화의 개념에 대해 다소 미완성된 초기의 개념을 자주 언급할 것이다. 아이들의 신념과 태도에 대한 말과 행동들을 참조하면서 다소 임시적이고 행동적인 정의를 사용하고자 한다 (Fine, 1987). 실제로 아이들은 연령과 환경에 따라 크게 다르고, 결과적으로 아이들이 알고 있는 것과 행동하는 것도 달라지기 때문에, 아동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편이 더욱 낫다.
혹자는 아동에 관한 연구가 별로 많지 않다는 개탄의 목소리를 듣는다(Ambert, 1986).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책을 준비하면서 아동에 관한 질적 연구를 다룬 학문의 다양성을 (예로 사회학, 인류학, 심리학, 교육, 정치과학, 아동발달 및 지리학 포함) 포함해서 양과 범위에도 감동을 받았다. 사실상 아동을 다룬 질적 논문이나 책의 수는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Sociological Studies of Child Development (Adler and Adler, 1986, 1987)의 연보 첫 2권에 게재되어 있다. 비록 아이들의 세계를 완전히 이해하기 위한 연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일반화의 기초를 제공하는 논문들은 많이 출판되었다. 아동에 대한 질적 연구 방법론에 관해서는 다양한 논문과 부록이 출판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아동에 대한 질적 연구 방법론의 문제를 확대하여 다룬 책은 거의 없다. 이 책은 그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한 부분적인 시도이다.
우리는 참여 관찰이라는 연구 양식에 초점을 둘 것이다.
1 아동과의 심층면담과 2 (Bierman & Schwartz, 1986; Parker, 1984; Tammivaara & Enright, 1986) 생애사 연구 (Shaw, 1930; Wolcott, 1983)를 수행하면서 나타난 문제들에 대해서도 일부 언급하겠지만, 우리는 문화기술적 방법을 사용한 연구에 초점을 두고 있다. 비록 우리가 제기하는 많은 문제들이 여타 방법론과 같다고 가정해도, 아동을 면담하는 방법의 문제 그리고 아동 문화에 관한 문서 기록 연구나 생태학적 연구를 수행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별도로 취급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아동 연구를 기술하는 데 있어서 하나의 난제는, 비록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아동의 연령을 무시하고 논의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2세와 17세를 같은 규칙에서 접근하는 전략을 논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따라서 세 가지 연령층, 즉
①학령 전기 (4~6세),
②청소년 전기 (10~12세), 그리고
③청소년 중기 (14~16세)로 나누었다.
우리가 규정한 범주에 맞지 않는 경우에는 필요에 따라 이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이 책에서는 모든 연령을 다루기보다는 일부 연령대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밖에 아동 연구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인 사회적 요소, 즉 성, 사회계층, 그리고 국적에 관해서는 관련된 부분에서 논의할 것이다.
법적으로 미성년인 아동 연구와 관련된 일부 일반적인 문제들을 서론에서 탐색한 후에, 각 집단에서 나타나는 참여 관찰 연구와 관련된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것이다. 각 집단에 대한 연구들을 간과하지 않으면서, 연령군 각각에 대한 하나의 참여 관찰 연구에 초점을 둘 것이다.
여러 실제적 예들 중에서 우리가 제시할 세 개의 연구 사례는
①William Corsaro (1985)가 주도한 캘리포니아 버클리에 있는 보육원의 문화기술지,
②메사추세스, 로드아일랜드, 그리고 미네소타 지역에 있는 5개 리그에 속한 10개 소년 야구 리그 팀에 관한 문화기술지 (Fine, 1987), 그리고 ③미국 미시시피강 기슭에 있는 세인트폴과 미니애폴리스라는 쌍둥이 도시에서 수행한 환상적 역할-놀이자에 대한 18개월 간의 참여 관찰 연구 (Fine, 1983)이다.
각각의 연구는 미국의 아동 세계에 대한 세밀한 조사라는 장점이 있으며 오랜 기간에 걸쳐 수행되었다. 각 연구는 탈선하지 않은 미국 중류층 백인 남자 아이에게 초점을 두었다 (이러한 제한점은 독자가 이 책을 읽으면서 상기해야 할 것이다). Corsaro와 Fine은 중류층 백인 남성이기 때문에 이로 인해 그들이 배울 수 있는 것은 제한되었고, 따라서 그들이 무엇을 선택해서 질문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도 제한될 수 밖에 없었다. 그 외에도 마지막 두 편의 연구는 이 책의 주 저자가 수행한 것이라는 장점이 있는데, 즉 저자는 방법론의 한계와 자료 수집에서 나타난 오류도 깊이 인식하고 있다. 다음 장에서 우리는 이 연구들이 지닌 내용과 방법론에 관해 짤막하게 다룰 것이다. 그 다음 각 연령 집단에 관한 연구를 시도할 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관해 언급할 것이다.
우리는 이 책이 최종 자료로 남지 않기를 바란다. 대신에 이 책은 연구자들이 구성하고 답해야 할 유용한 초기 자료가 되길 바란다. 이미 언급하였듯이 미성년자 연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비추어 볼 때, 우리의 방법론적인 역량이 실증적 관찰 및 이론적 공식화와 보조를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방법론적인 자기 반성 없이는 우리의 모든 연구 결과는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격이 될 것이다. 우리의 아이들은 이보다 더 나은 대접을 받을 만 하다.
아동들의 세계 알아가기라는 이 책의 제목은 고의적인 것으로서 이중적인 의미를 지닌다. 아동에 대한 질적 연구의 가장 분명한 목표는 아동을 알게 되는 것이며 아동의 눈을 통해 이들의 세상을 보다 잘 파악하는 것이다. 보다 깊은 차원에서는, 이런 유형의 연구는 미성년자들이 그들의 세계에 대한 지식을 지니고 있다는 것, 그러한 세계는 특별하고 주목 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들의 마음과 정신을 통하여 세계를 조망함으로써 성인인 우리가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가정하고 있다.
--- Gary Alan Fine & Kent L. Sandstr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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